9월 19일(화)
새벽길이 선선하다. 잠바를 입지 않으면 찬 공기가 살을 파고든다. 찬 공기가 온 몸으로 다가 선다. 따스한 품이 그리운 게다. 내 몸은 찬 공기를 조금 물리며 세월을 느낀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난 가을, 지난봄을 생각하며 일 년의 세월을 손 안에 쥐는 느낌이었다. 지난 가을의 낙엽과 지난봄의 새 순을 떠올렸다. 그런데 올 해는 좀 다른 느낌이다. 세월이란 친구가 생긴 것 같다. 부르면 가까이 다가오고, 또 평상시에도 늘 곁에 있는 기분이다. 긴 세월을 이렇게 가까이 둔다는 의미가 무얼까? 이젠 일 년이란 학교 단짝 친구가 아니라, 동창생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친구를 가끔 볼 때마다 친구의 얼굴에서 내 얼굴을 보고, 함께 가는 동행자같이 생각이 들어 편한 느낌이 된다. 세월은 이제 그냥 편한 친구가 되었다.
만수동 하늘은 더 푸르게 높이 올라갔다. 흰 구름도 맑게 떠올라, 눈부시다. 나무들은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한 채, 침묵하다가, 바람이 지나가며 가지를 흔드니 그제야 자신이 지난 일 년을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나무들은 멀리 가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바람 같은 친구들이 자주 찾아오니 참 좋겠다.
세월이 동창생이 되니 말없는 자연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다. 오늘은 새벽에 잠바를 입다 보니 세월이란 친구가 다가온다.
921(목)
새벽공기가 차다, 오늘은 긴팔셔츠에 잠바를 입었다. 코로 숨을 쉬기를 반복했더니 이제는 코로 숨을 쉬며 걸을 수 있다. 예전엔 코보다 입이 숨을 쉬기 편해서 입으로 숨을 쉬었었다. 그랬더니 목 안에 염증도 생기고, 기관지가 약해졌었다. 의사가 “코로 숨을 쉬세요.” 라는 말을 해준 후부터는 습관을 들이니까 이제는 가래도 안 생기고 기관지가 건강해 진 것 같다. 그래서 외손녀 지효에겐 가끔 “코로 숨을 쉬거라.” 하고 말을 해준다.
매일 새벽마다 푸샵을 하고 있다. 처음엔 100개 정도, 다음엔 60개 정도한다. 중간엔 엎드려 다리 접기 펴기를 200회를 한다. 4번에 하나를 세니까 800번이 될 것이다. 몸을 관리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처럼 하다 보니 가슴 근육도 생기고, 종아리에도 근육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니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다.
내 사무실에서 자유함을 누리는 계획을 세워본다. 매일 free study english를 학습한다. 한 일 년 동안 한 것 같다. 더욱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여 영어로 듣고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려야 겠다. 영어 성경쓰기와 이면지를 사용하여 회화를 반복쓰기로 해야 겠다.
오늘부터 토지(박경리 저)를 읽어야 겠다. 이 사무실을 몸과 영혼을 살찌우는 훈련 장소로 삼자.
오늘 특별 모임을 주선하였다. 00장애인 복지센터 고 관장, 안 목사, 김 목사님과 함께 점심 약속을 하다. 신포동 유대일식집에서 모이기로 하고, 고 관장은 가는 길에 픽업을 하기로 했다. 식사는 내가 제공하고, 식사기도는 김 목사, 그리고 중보기도는 안 목사가 하며 점심시간을 할애하여 고 관장을 위로하고 응원을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