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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동에 바람이 분다 10월 만수동에 가을바람이 분다. 말라버린 나무 잎들이 바람이 떨어지고, 아파트 경비원들은 새벽마다 비를 들고 낙엽을 쓸어낸다. 아내는 매일 같이 나뭇잎을 쓸고 계시는 경비원들을 보며 저 아저씨는 참 부지런하다고 칭찬을 한다. 아침저녁으로 10도가 되니 오슬한 느낌이 들어 겉옷을 꺼내 입었다. 은행나무에서는 바람에 열매들이 떨어져 땅에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사서선생님에게 은행냄새가 지독하다고 하니까, 은행냄새가 ‘구스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열매니 그렇게도 생각하겠다 싶다. 일부 사람들은 땅에 있는 은행 열매를 줍는 모습도 보인다. 가을 창문을 여니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바람 소리에 한해를 결산하라는 무언의 소리를 듣는다. 필자는 가끔 방에서 정강이를 다치곤 했다. 그리고 터득한 지혜가 있다. 방..
2015년 제2호
본다는 것은 걱정이요, 훈련 추석이라는 의미는 가을 秋(추)에 저녁 夕(석)으로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란다. 가을은 결실과 성숙의 때를 말한다. 저녁은 ‘밤, 쏠리다’라는 의미이다. 결실과 성숙의 저녁이 추석인 것이다. 지인들에게 메리 추석 문자를 보냈다. 가을 저녁 축하의 의미를 전했는데 문자 회신 실적이 좋다. 모두들 마음을 전하는 일에 호응하고, 풍성한 가을을 기원했다. 주일이 추석 당일이어서 예배 참석률이 저조했다. 젊은이들은 귀성길에 고향과 시댁으로 가고, 오히려 노인 어르신들이 자리를 채워주셨다. 친척은 아니지만 지역 주민들 가운데는 필자를 집안어른이라고 생각하며 해마다 명절인사를 오고 있는데 그들의 마음 씀이 고맙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이런 모습이 삶의 긴 시간을 함께 동행 하는 또 다른 모습 같아 즐겁다. 교회를 ..
우리 삶도 무대에 올려지는 파티가 되자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책 내용은 필자의 삶을 소개한 내용 같다. 우리 집은 사형제인데 자식들을 모두 딸 둘씩 낳았다. 책 내용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딸만 있는 가정이라는 점에선 공감이 많이 간다. 책 속의 용철네는 인쇄소를 한다. 이 가정은 아빠, 엄마, 그리고 여섯째 까지 대가족을 이루는데 그 사연은 삼대독자 외아들인 인쇄소 사장님의 아들바라기 소원 때문이란다. 사장 이름은 용철이- 용철이는 아들 하나 얻을 때까지 해보리라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낳다 보니 딸만 여섯인 대가족이 된 거란다. 일 년에 한번 파티를 꼽자면 크리스마스인데, 하필 크리스마스날 일곱째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용철네 식구 많은 가족은 힘듦보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에 여섯 명의 딸들 모두 인쇄소집에서는 꼭 필요한 사..
권정생의 똥 이야기 권정생 작가는 ‘강아지똥’이라는 동화로 데뷔했다. 그는 《강아지 똥》《사과나무밭 달님》《하느님의 눈물》《몽실언니》《점득이네》《밥데기 죽데기》《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한티재하늘》《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무명저고리와 엄마》《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깜둥바가지 아줌마》등과 시집《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수필집 《오물덩이처럼 뒹굴면서》 《우리들의 하느님》 등 다수의 책을 썼다. 그리고 그는 2007년 향년 6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거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유언을 남겼으며, 2009년 3월 그의 유산과 인세를 기금으로 하여 남북한과 분쟁지역 어린이 등을 돕기 위한 권정생어린이문화재..
약속이 있는 사람, 약속을 지키는 사람 이태리 속담에 ‘약속이 없는 자는 고독한 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는 불의한 자’라는 말이 있다. 약속을 만들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이루고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약속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세우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도 있다. 약속은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는 비법이다. 약속을 자주 세워야 외롭지 않을 것이며, 약속을 지키므로 의로움을 드러낼 수가 있다. 자신과의 약속은 자신을 관리하는 시작이다. 고청장 청년들이 특별헌금에 대하여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물질적 보화를 하나님께 맡기면, 영적인 보화를 나에게 맡길 것이라는 약속을 믿고, 자신을 바치는 마음으로 헌금하겠다는 약속을 나누었다. 새봄이는 ‘캄보디아에 관심을 갖고 특별헌금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 집사..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2015.서울.)을 읽다. 399페이지의 두꺼운 책이지만 1998년 초판에 이어 68쇄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보며 흥미를 가졌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소장할만한 책이라고 말한다. 먼저 신영복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책이 나오기까지 사연이 많다. 신영복은 27세에 1968년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형을 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하다 1988년 8월 15일에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20년간을 감옥에서 책을 읽고, 그가 생각한 것들을 가족들에게 쪽지로 편지를 쓴 내용을 모은 것이 이 책이다. 쪽지 편지를 한 장 쓰기 위해 그는 한 달 동안 머릿속에 글을 만들고, 다시 탈고를 하고 글을 암기하여서, 짧은 면회 시간에 간수가 준 필기도구로 종이에 순식간..
밀의 자유론 존 스튜어드 밀은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철학자, 사회과학자, 사상가이다. 밀의 생애는 3기로 구분된다. 성장기(20세까지), 위기(34세까지), 성숙(34세부터 69세까지)이다. 영국에서는 밀을 중요한 사상가로서 당대의 아리스토텔레스라고 불리웠다. 밀은 자유를 세 가지로 말했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 취미와 탐구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그것이다. 밀의 자유론의 핵심원리는 다양성이다. 밀은 자유론에서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강조했다. 밀의 자유론은 소수 독재자에 대한 자유를 주장하기보다는 다수의 대중 지배에 따른 자유를 주장한다. 오늘 날에는 대중민주주의, 포퓰리즘 등이 사상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동서양에서 유행하는 현대사상이나 토막상식의 범주에 있는 사상들이 지적노예상태처럼 대중을 지배한다. 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