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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가족의 얼굴

가족의 얼굴

 

가족들이 집에 모이는 날이면 아내는 아침부터 부산했다.

딸들이 온다는 말만 들으면 아내는 먹을 것을 준비했다.

“몇 시에 온대?”

“점심때쯤.”

“그럼 이것도 해야겠네.”

“뭐가 그렇게 많아요?”

“애들이 오는데 밥만 먹일 수 있어?”

나는 웃으며 장을 보러 나갔다.

오후가 되자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문이 열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

그 한마디에 집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뛰어 들어왔다.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세배하고, 장난을 치고, 웃었다.

한참 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현관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잘 가.”

“할아버지, 다음에 또 올게.”

“그래.”

차가 멀어질 때까지 나는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사람이 떠나고 나면 집은 금세 조용해진다.

조금 전까지 가득했던 목소리가 사라지고, 식탁 위에는 사람들이 먹다 남긴 흔적만 남는다.

나는 그 흔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행복했다.

사람이 남긴 흔적은 집을 어지럽히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흔적 때문에 집이 집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