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전화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전화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언제나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만나고 돌아오면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어떤 사람은 전화 한 통만 받아도 아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 있어요?”

내가 물으면 아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또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마음속에 쌓인 것을 아내에게 쏟아냈을 것이다.

아내도 처음에는 잘 들어주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

나이가 들고 몸이 지치면 다른 사람의 무게까지 받아주는 일이 쉽지 않다.

나는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잘못한 건 없어.”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사람은 다 완벽할 수 없잖아.”

그 말은 아내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지만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부담스러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내 말이 길었을 것이고, 내 부탁이 귀찮았을 것이며,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에 마음이 상했을 수도 있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좋은 면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견디는 것이고,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이고,

때로는 기도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