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우리 삶도 무대에 올려지는 파티가 되자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책 내용은 필자의 삶을 소개한 내용 같다. 우리 집은 사형제인데 자식들을 모두 딸 둘씩 낳았다. 책 내용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지만 딸만 있는 가정이라는 점에선 공감이 많이 간다. 책 속의 용철네는 인쇄소를 한다. 이 가정은 아빠, 엄마, 그리고 여섯째 까지 대가족을 이루는데 그 사연은 삼대독자 외아들인 인쇄소 사장님의 아들바라기 소원 때문이란다. 사장 이름은 용철이- 용철이는 아들 하나 얻을 때까지 해보리라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낳다 보니 딸만 여섯인 대가족이 된 거란다. 일 년에 한번 파티를 꼽자면 크리스마스인데, 하필 크리스마스날 일곱째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용철네 식구 많은 가족은 힘듦보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에 여섯 명의 딸들 모두 인쇄소집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첫째 동희는 조판을 잘하고 책임감이 있고, 둘째 서희는 채자와 입자를 잘하고, 셋째 남희는 해판을 잘하고, 가장 예쁘고 똑 부러진 성격이다. 넷째 정 많고 애교 많은 복희는 분위기를 잘 맞추고 어린 동생들 데리고 노는 걸 잘한다. 다섯째 가희는 아직 어리지만 언니들 하는 건 뭐든지 같이 하고 싶어 한다. 여섯째 나희는 아기지만 눈치가 빨라 언니들 시키는 대로 곧잘 따라한다. 여섯 명의 딸들은 노래하며 장난치며 행복한 모습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날 용철 네 가정엔 삶의 열매와 같은 일곱째가 태어나는 데 일곱째 역시 딸이 태어난 것이다.

   태몽도 아들이 틀림없는 것이 큰 푸른 용을 보았단다. 큰 푸른 용이 인쇄소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고, 돌아가신 어머니도 푸른 용이 치마폭 안으로 쏙 들어왔단다. 아내 창숙씨가 걷는 뒤태를 보고 옆집 식당 할머니도 걸어갈 때 뒤태가 오른쪽으로 기울면 딸이고, 왼쪽으로 기울면 아들인데 뒤태가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하면서 아들이라고 장담을 했다. 앞집 아줌마도 창숙 씨 배를 보고 배가 둥글둥글 한 게 아들이야.” 라고 분위기를 띄었었다.

   아들을 바라던 용철이의 소망은 무참히 깨지자, 용철이는 일곱째 딸을 친구에게 주어 많은 딸 중에서 자라는 것보다는 자식이 없는 친구 여운봉에게 주어 사랑받으며 사는 것이 운명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용철이는 그렇게 하는 것이 지혜로운 생각이라고 믿었지만, 6명의 딸들은 가족은 모두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멋진 이벤트를 계획한다. 그 계획은 책을 만드는 것이다. 인쇄소집 딸들이니까 책을 만드는 일은 늘 했던 일이라 6자매들의 협력은 잘 되었다. 아주 작은 책을 만들면서 6자매는 그 책의 내용으로 무대를 준비한다.

   책 내용은 임금과 왕비, 그리고 7공주들의 이야기로 임금에게 6공주가 있었는데 왕비가 또 딸을 낳자 임금이 화가 나서 버리라는 의미로 바리공주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임금이 죽을병이 들자 7째 공주가 약을 구해 임금을 다시 살린다는 이야기이다.

가정의 슬픈 사연을 책을 만들어 수록하고 그 책의 내용을 무대에 올리며 가족들의 마음을 울리며 감동케 하는 6명의 딸들의 모습은 마치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의 책 프로그램 같기도 하다. 책이랑 놀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책 놀이를 하는 딸들의 모습이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가족 구성원에 아들이 없다는 사연도 도서관 운영형편이 부족한 작은도서관과 비슷하고. 그렇지만 딸들이 합심하여 첫째 동희의 책임감과 둘째 서희의 늘 책을 끼고 사는 고집쟁이 같은 성격, 셋째 남희의 똑 부러진 성격은 6명의 딸의 협동을 이끌어내고, 일곱 번째 딸이 슬픔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와 같은 축제였다는 결론이 멋지다. 저자는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보물창고가 있다고 말했다. 슬펐던 날이 푸른 기억으로, 하늘을 날던 기뻤던 날은 찬란한 해바라기색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삶의 이야기는 모두 작은 책들이다. 그 책이 무대에 올려질 때에 우리는 감동을 받는다. 우리들의 삶도 무대에 올려지는 파티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