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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정교육

가까운 곳에 단골로 머리를 하는 미장원이 있다. 머리를 하러 가면 대화를 나누게 되는 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미장원 원장은 소통이 있는 사람 같다. 사리가 있고 반듯한 사람 같아서 대화를 계속하게 된다. 머리를 하러 갔는데 이미 손님이 와 머리 파마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하고 문을 여니까 목사님, 조금만 계세요.” 하고 반긴다. 텔레비전을 틀어 놓았는데 드라마이었다. 무슨 제목인지는 몰라도 아버지가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장면이었다. 그 이유를 보니까 딸 결혼상대의 어머니가 첫사랑 여인이었던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당연히 자식들 행복을 위해서 부모가 포기하는 것이 맞는데 요즘 정서는 다르네요?” “, 100세 시대가 되니까 노인으로 지내는 시간도 길어지고, 노인들이 부유하다보면 자신의 행복도 생각하기 때문 같아요.” “, 노년에 외로움은 견디기 힘들겠지요.”

대화가 진행되니까, 원장은 자신의 경험을 꺼낸다. “목사님, 이번에 모임에서 일본을 다녀왔어요. 부부동반이었는데 한 팀이 아내가 가지 못할 입장이라 아들과 함께 왔지 뭐에요? 그런데 그 아들이 행동이 통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 그랬나요?” “여행을 하게 되면 짐이 있잖아요? 글쎄 그 아들이 자기 아버지가 여행 짐을 옮기는데도 통 거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말은 못하고 눈으로만 쏘아 보셨군요?” “.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내가 왜 쳐다보는지 알텐데. 그 젊은이는 그렇지도 않았구요. 요즘 가정교육이 잘못된 것 같아요.”

원장은 자신의 가정교육 사례를 이야기했다. 딸이 있는데 지난주에 딸이 목욕을 가자고 했단다. 장성한 딸이 목욕을 가자고 해서 엄마는 딸에게 그럼 이번 목욕 요금은 네가 내거라.” 라고 말했다고 했다. 딸하고 목욕을 하러 갈 때마다 목욕 요금을 엄마가 냈는데, 이것도 습관이 될 것 같아 딸도 목욕 요금을 낼 줄 알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딸의 반응이 시큰 둥했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는 한번 씩 교대로 내는 게 아니라 엄마가 3번 내면 딸도 1번은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요즘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아버지는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말없이 권위를 세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소통 대디’, ‘하우스 대디라는 말도 생겼다고 한다. 말을 하는 아버지, 집안일을 돕는 아버지라는 의미란다. 30여 년간을 직장생활을 하며 가정을 위해 수고했지만, 은퇴한 아버지는 설 자리를 방황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는 아버지들을 위한 팁을 제공해 준다.

직장생활도 처음 1년은 적응기간이다. 처음 1년을 잘 견딜 줄 알아야 비로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길로 입문한 것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에서 3년을 잘 견디고 참는 사람이 30년 전문가의 길을 롱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은퇴한 아버지들은 가정생활도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것처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버지들은 그동안 가족들보다는 직장에서 전문인 행세를 하는 바람에 가족들과 시간보내기를 소홀히 했었다. 관계가 부족했기 때문에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은퇴한 지금은 가족이라는 직장에 취업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처음 1년은 가족들을 볼 때마다 웃어주라고 한다. 1년을 잘 참고 견디면 가족들이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웃어주는 아버지로 바뀌게 되고, 그 후로 3년은 소통대디, 하우스 대디로 훈련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가정 안에서도 직장처럼 교육과 훈련의 기간이 필요하다. 가정은 사회에서 따로 분리된 섬()이나 성()이 아니다. 가정은 사회와 연결되는 공동체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우리 아들, 딸들이 사회에서 적응하고 소통의 삶을 열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