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시험을 볼 때마다 늘 내 점수의 목표는 90점이 아니라 100점이었다. 그렇지만 100점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래도 시험을 준비할 때는 늘 100점을 받기 위해서 책을 보고, 또 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과녁을 맞출 때도 적중을 하려고 심호흡을 하고 신중하게 활을 당긴다. 어렸을 때에 나는 비석 맞추기 놀이를 좋아했다. 내 생각으로는 꽤 비석을 잘 맞추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돌 던지는 것을 좋아해서 참새를 맞춘다고 하면서 남의 집 유리창을 깨뜨린 적도 있었다. 그 당시에 잘못 맞춘 것 때문에 며칠을 숨어 다니는 고통을 겪기도 했었다. 골대에 공을 넣을 때에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에 아시안 컵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손홍민 선수의 극적인 동점골은 대한민국의 모든 백성들에게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우리 만수동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의 환호성이 무슨 사고 날 때 폭발음처럼 엄청난 외침이 있었다. 주택 안에서 사람의 외침이 이렇게 큰소리가 될 수도 있구나 싶었다.
골인의 기쁨은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딸 유준이가 집에 놀러 왔다가 휴지를 휴지통에 던졌다. 휴지통 안에 들어가지 않으니까 몇 번을 시도하더니 드디어 휴지가 휴지통 안으로 들어갔다. 딸은 “와.” 하면서 좋아한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웃음이 난다. 심지어 휴지를 휴지통에 던지는 것도 휴지통 속으로 휴지가 들어가는 즐거운 기분을 느끼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매번 휴지통에 휴지를 던져 넣을 수는 없다. 가끔 휴지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지 대부분은 휴지를 던져도 휴지통 밖으로 떨어진다. 휴지통 안으로 휴지를 매번 넣기 위해서 훈련을 할 수는 없다.
인생의 삶에 골인의 기쁨이 늘 유지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하루의 삶에서 골인의 기쁨을 누린다면 그것이 행복한 삶이리라. 나이가 들면 과녁과 멀어지기 싶다. 금방 생각한 것도 잊어버리고 무엇을 하려고 했지? 질문이 생긴다. 눈도 침침해져서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저 대충 짐작할 뿐이다. 경험으로 살자니 포기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골대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에서 골인이 얼마나 힘든가? 전문적인 축구선수도 동료선수의 도움과 본인의 순발력을 갖고서도 수많은 슈팅 끝에 골인을 넣는 것이다. 야구도 마찬가지이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제대로 마치기는 확률싸움이다. 대부분의 타자가 4할 대를 넘지 못한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도 수많은 실패를 겪은 사람들이 성공한 것뿐이라고 하지 않은가.
매번 100점을 받을 수 없다고 처음부터 70-80점을 목표로 하지 말자. 우리 삶에서 100점을 만들려면 100점을 목표를 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우리 삶에 100점이 올 것이다. 휴지통 안에 휴지를 던져 넣는 기쁨이 올 것이다.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운동에도 마음으로 운동하였더니 근육이 강화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믿음으로도 구원을 받는다고 하지 않는가?
2월 달은 균형의 달이다. 축복은 행함으로 얻지만 구원은 믿음으로 얻는 것이다. 믿음과 행함이 균형을 이루어야 할 이유다. 김 모 여배우가 교통사고로 무릎을 다쳐서 퇴행성관절염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쪽 다리는 정상적인데 다른 한쪽 다리가 연골이 찢어져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통증을 피하려고 정상적인 다른 다리를 자주 쓰다보면 정상인 다리도 퇴행이 되고, 결국에는 두 다리가 모두 잘못되기 때문에 다리에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한다. 두 다리가 균형이 되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곧은 허리와 균형적인 걸음걸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나는 오늘 100점을 이렇게 생각하고 싶다. 늘 100점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를 얻고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100점이 아닌가 싶다. 운동선수가 수많은 훈련을 통해서 몸을 만들 때에 기회가 생기듯이 인생의 날도 수많은 실패들이 바로 100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