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교육학자 아버지 이해명 교수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동서양 고전 이야기이다. 부모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자녀교육문제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저자는 교육자로서 스스로 돌이켜 보았더니, 좋은 책을 읽고 오래 생각한 다음 동료들과 토론한 후에 글로 정리를 한 경험이 있었다고 했다. 고전이야말로 인류의 스승이다. 고전을 통하여 얻는 가장 큰 효과는 인성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아이에게 적용했던 고전 교육의 경험을 소개한다.
나를 변화시켰던 책에서는 중학생 때에 헤르만 헤세를 읽고 또 읽고, 고등학생 때에는 앙드레지드의 좁은 문, 대학생 때에는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시를 읽으며 다양한 삶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1960년 때엔 사회가 불안과 희망이 뒤섞이는 혼란스러웠던 때였는데 논어가 위안이 되었다고 했다. 논어의 글 중에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기 전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먼저 생각하라.’ 는 글이 큰 교훈이 되었다고 한다. 소설가 박완서는 책을 읽다가 창밖을 보니 나무가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고 하며 책을 읽은 후에 세상이 달리 보여야 그 책이 나의 것이 된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에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공자는 주역을 3천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는 토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전을 읽고, 생각하고, 논술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창의성을 기르는 것이 된다. 세 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 것과 같이 소년기에 평생지능의 93%, 학습능력이 80% 정도가 발달한다고 한다. 고전이야기는 책 읽는 힘을 길러준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읽기편한 형태로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동시나 동화는 가슴을 움직이는 힘을 준다. 뇌 과학자들이 말하길 초등학교 4-6학년 때의 기억력이 일생에서 가장 왕성하다고 한다. 모험소설 중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나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은 스스로의 힘으로 도전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아이들은 상상을 먹고 자란다. 어렸을 때 서유기, 그리스 로마신화 등을 읽으면 자유롭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 고전에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을 보면 효, 정절과 사랑, 신분차별을 고발하는 사회비판을 만나게 된다. 홍길동전에서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소년을 만나보게 된다. 허생전, 양반전은 세상을 비틀어 본 선비를 만나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인어공주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하고, 미운 아기 오리는 왕따를 당하는 게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보여준다. 성냥팔이 소녀는 우리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헨젤과 그레텔은 살면서 수많은 위기를 맞닥뜨려 극복하기도 하고, 봉변을 당한다는 이야기이다. 부레멘 음악대는 우리가 달려가느라 뒤에 남겨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나귀의 말, ‘죽음보다 나은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우리와 함께 브레멘으로 가자’처럼 누군가에 먼저 수줍게 내밀어 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이솝우화는 처세술을 들려준다. 여우와 학에서는 어리석음이란 어리석은 선택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되돌리며 반성할 줄 모르는 태도이다. 나를 감동시키는 시로 나만의 감성, 나만의 해석을 하면 자신만의 안목이 늘어나게 된다. 톰 소여의 모험을 읽으면 어린이와 어른들이 소통하며 서로 이해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콜럼버스 항해록에서는 위험 앞에서 신념을 잃지 않는 용기로 지친 선원들을 다독이며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게 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톰 아저시의 오두막집 등은 여행을 통해 나와 다른 세상을 배우게 된다. 쥘 베른의 작품 중에는 15 소년 표류기, 헤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유럽인들을 아우르는 하나의 상상으로 풍부하고 복잡한 의미들을 만날 수 있다. 동아시아인들은 서유기를 통해 상상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무슬림들의 천일야화는 천 하루 동안 이어져 온 상상이야기이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은 유럽인들이 바라 본 천일야화이다.
데미안은 사춘기 소년들이 겪는 몇 가지 문제들을 통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나만의 질문을 통해서 껍질을 깨고 홀로서는 성장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명심보감은 천명, 효행, 수신, 마음 다스리기, 참을 줄 아는 마음, 배움 사상의 가르침으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글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아들인 니코마코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다. 행복이란 육체적 쾌락이나 명예보다 정신적인 즐거움을 얻어야 달성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지나침과 모자람은 악의 특징이고, 중용은 덕의 특징으로 일상에서 중용을 유지하는 것이 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덕을 실천하는 방법은 중용, 절제, 긍지, 대인관계, 법을 지키는 정직한 태도라고 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인문에서는 인간의 정신은 무의식의 본능에 속하는 리비도, 의식에 속하는 에고, 도덕적인 슈퍼에고의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무의식의 일부가 발현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프로이트는 성욕을 드러내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의 윤리의식이 갈등을 일으킨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어머니의 남자인 아버지에게 최초의 증오심을 퍼붓는 것이라고 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격정적인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사랑하면 상대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달콤함을 잃었을 때엔 세상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소설로 베르테르 효과현상이라는 말이 생겼다.
에릭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는 사랑이란 누군가에 빠지는 자연적인 본능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관계에 참여하려는 선택이자, 그 관계에 책임을 지는 실천이라고 했다.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한데, 사랑의 기술은 성적인 기교가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는 상황과 관계에 대한 이해이다. 장자의 장자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삶은 아주 작은 순간에 불과하다고, 사물의 본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물이 모두 같을 필요가 없고 강제로 같게 해서도 안된다고 했다. 장자의 좌망을 조용히 앉아서 우리를 구속하는 일체의 것들을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했고, 심재는 마음을 비워서 깨끗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국가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왜 라는 물음을 통해 답을 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공자의 논어는 진정으로 안다는 것과 정직하다는 것, 예의를 안다는 것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맹자의 맹자는 사람은 왜 착하게 살아야하나 질문을 준다. 순자의 순자는 왜 교육을 받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며 인간의 악한 바탕을 경계하고, 능력에 따라 인재등용과, 몰입하고 전력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플라톤의 대화편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읽다보면 앎이란 내가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 출발한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를 예로 들면서 죄수들은 그림자가 실물인줄 알지만 밖으로 나가서 태양을 직접 본 후에야 동굴에서 보였던 게 실물이 아니고 그림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18세기 영국의 허버트 스펜서는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 지식이 가치 있는 지식이라고 주장했다. 근대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코페르니쿠스나 다윈의 주장들이 철학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파브르의 과학이야기에는 곤충뿐만 아니라 식물, 광물, 지구, 대기, 바다 등 자연과학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는 생물의종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한다고 생각했다. 연구 끝에 1859년 종은 고정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에 쌓이고 환경이 바뀌면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았다.
영웅들이 극한까지 경쟁하면서 일어서고 쓰러졌던 이야기는 삼국지, 플루타르크 영웅전이 있다. 삼국지에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교만하지 말며, 속빈 강정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은 전쟁터와 정치판에서 승부한 그리스와 로마시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손자병법은 우리 삶에서도 전략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 역사를 소개하는 김부식의 삼국사기, 김유진의 백제이야기, 이순신 장군이 전란 중에 쓴 난중일기, 우리 민족이 경계해야 할 바를 적은 류성룡의 징비록, 4천년 중국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사마천의 사기, 열국지와 일본에 대해 뿌리까지 집요하게 추적한 베니딕트의 국화와 칼을 소개한다.
우아하면서 소박한 우리의 멋을 알려주는 책으론 최순우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는 유럽의 뿌리를 소개한다. 지도자와 관련된 책으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한비자, 오긍의 정관정요가 있다. 민주주의 정신을 쓴 투키디테의 펠로폰네소스의 전쟁,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로크의 통치론이 있다. 민주주의는 만능일까를 질문한 책은 샤일러의 제3제국의 흥망이다. 경제학의 역사를 보려면 니콜라우스 피퍼의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 토드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보면 된다. 장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 기원론과 사회계약론은 우리 모두 주인으로 살아갈 권리와 법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책을 한번 접해보려는 도전을 감히 권한다. 5월에 독서를 통해 인류의 스승인 고전을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