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이 재밌다. 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관계전문가이다. 정신건강의 치유와 성장을 위해서는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인류 최대의 난제라고 말한다. 사랑 안에는 우리 삶을 관통하는 관계의 법칙, 심리의 법칙이 들어있다고 한다. 7장으로 나누어진 화두들이 주목할 만하다. 무슨 말을 했는지 요약해보도자 한다. 혼자 남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불안하다고 아무나 사랑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에게 고독은 자연스런 감정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내가 외로운 이유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단토끼가 가죽 말에게 말했다. “진짜가 뭐야?” 가죽 말이 말했다. “어떤 아이가 널 오래 오래 사랑해주면, 그냥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너를 사랑하면, 넌 진짜가 되는 거야.” “그러면 아파?” “어떤 때는 그렇지만 진짜가 되면 아파도 괜찮아.” “그게 태협을 감을 때처럼 단번에 도는 거야, 아니면 조금씩 되는 거야?” “단번에 되는 게 아니야.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 그래서 쉽게 망가지거나 모가 나거나 살살 다루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 대개 진짜가 될 때쯤에는 하도 손을 많이 타서 아주 초라해지지,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아. 한번 진짜가 되고나면 다시는 미워질 수가 없거든, 그걸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아니지만 말이야.” 어느 날 아이는 늘 데리고 자던 강아지를 잃어버려 우단 토끼를 안고 침대로 갔다. 아이는 토끼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이불 밑에 굴을 만들어 같이 놀기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아이가 잠이 들자 토끼는 아이의 작고 따뜻한 턱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차 대접을 한다고 아이를 초대했다. 아이는 이웃 집 마당에 토끼를 두고 집으로 오는 실수를 범했다. 그렇게 밤이 찾아 왔다. 우단 토끼 없이 잘 수 없는 아이는 투정을 부렸다. 하는 수 없이 일하는 아줌마가 옆집 대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이슬에 젖고 흙투성이가 된 토끼를 손에 든 아줌마가 투덜거렸다. “넌 이 토끼가 꼭 있어야 겠니? 장난감을 갖고 난리법석을 떨다니.” “내 토끼 이리 줘요! 그 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에요. 진짜란 말이에요!” 그 순간 토끼는 가죽 말이 이야기한 기적이 자신에게 도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톱밥이 든 작은 가슴에 사랑이 북받쳐 터질 것만 같았다. 시간이 흘렀고 작은 토끼는 더욱 날고 초라해졌다. 모양도 다 망가져 다른 사람에겐 토끼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변함없이 토끼를 사랑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상관하지 않았다.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에겐 사랑은 잃어도 나 자신을 잃지 말라고 조언한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인연은 반드시 나타난다. 외롭다고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자신이 내면에서 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자신의 사랑도 지킬 수 있다.그는 왜 하필 나를 좋아하는 것일까? 질문에서 내 세계의 주인은 나다. 라고 말한다. 부지런함의 반대는 게으름이라는 사고방식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식이다. 사회는 내 밖의 세계다. 하지만 좋아하는 상대와 사랑을 주고받는 일은 내 안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 세계에서는 그 누구도 내 자리가 가장 커야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힘을 얻을 때가 많다. 사회에서는 크고 완벽한 것이 필요한지 몰라도 마음의 세계에서는 작고 사소하지만 지속적으로 상대를 북돋아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지금의 사랑이 불안한 당신에겐 당신은 연애하기에 충분히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나는 나를 사랑해줄 의무가 있다. 상대가 아닌 내 감정에 충실하라고 한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있다고 해도 그걸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엔 내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는 자유, 화내고 싶을 때 화내는 솔직함을 자신에게 선사할 용기를 내라. 그럴 수만 있다면 당신은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금지된 것을 갈망하는 당신에겐 집착과 의존에서 벗어나면 ‘진짜 사랑이 온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일곱 번째 방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랑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의 모습과 성품과 능력을 사랑하는 것이다. 한계 짓기는 서로 지켜야 할 한계를 미리 상의해서 지켜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 독립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건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또 그런 결정을 존중해주는 느슨한 간섭이다.
변화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과는 달리 많은 동물이 자신에게 맞는 최고의 짝을 찾아낼 줄 안다. 수컷 달랑게는 짝짓기 철이 오면 모래를 퍼 올린 다음 그 아래에 단단한 집을 짓는다. 집 안에는 침실과 새끼들을 양육한 방이 따로 있으며 만약을 대비해 도망갈 수 있는 길도 만든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으면 암컷 달랑게가 와서 집 안 구석구석을 살핀다. 집이 마음에 들면 비로소 암컷은 수컷과 구애를 허락한다. 적어도 결혼하기 전에 제대로 된 짝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는 당신에겐 홀로 설 수 없다면 둘이서도 함께 설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랑을 기다리는 당신에게는 이별이 없으면 만남도 없다고 충고를 한다. 사랑은 받는 문제가 아니라 하는 문제라고 한다.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라. 무엇보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린 상대방이 나와 얼굴 생김새가 다르다고 시비 걸지 않는다. 갈등을 줄이고 사랑을 키워나가려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랑은 언젠가 반드시 또 다시 찾아온다. 이것이 우리 생의 생성과 순환의 법칙이다. 지나간 사랑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