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서 나온 인문학>은 이민정(미,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의류직물학사)이 쓴 작은 옷에 관한 숨은 큰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다음은 책 내용 요약이다. 저자는 사람이 70억 명이 있으면 옷도 70억 벌이 있다고 말한다. 옷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옷에 대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했다.
패스트 패션 이야기이다.
패스트 패션은 빠른 옷을 말한다. 우리가 몸에 걸치는 옷, 신발, 가방 등 대부분 패션 제품의 유행은 세계 4대 패션위크에서 시작된다.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에서는 1년에 한번 씩 일주일에 걸친 큰 패션쇼가 열린다. 자라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유통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킴으로 패스트 패션의 원조가 되었다. 자라를 모델로 삼은 브랜드들은 미국의 갭(GAP), 포에버 트웬티 원(Forever 21), 영국의 탑샵(Topshop), 스웨덴의 에이치앤앰(H & M),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호주의 밸리걸(Valleygirl) 등이 최신유행 패션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빠르게, 싸게 공급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그림자는 창작의 노고를 빼앗기는 디자이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버려지는 옷으로 자원의 낭비와 환경문제가 생긴다. 옷을 만드는 노동자의 인권문제도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의류생산 과정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윤리적인 소비를 이끌기 위함이다.
에코패션은 생산과 소비는 물론 사용하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패션 제품이다. 친환경적인 섬유재료에는 대나무, 마, 아마, 선인장처럼 생긴 아가브, 콩 등도 섬유재료들이다. 에코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버리는가에 주의를 기울여 환경 친화적인 패션을 실행해야 한다. 옷은 마초에서 메트로섹슈얼로 유행이 바뀌었다. 마초는 근육질, 야성미의 남성미를 가리키는 말이다. 메트로섹슈얼은 1994년 문화비평가 마크심슨이 제시한 소비자 유형이다. 남성 정장의 변화는 80년대는 커다란 어깨와 박스형의 바지, 파워슈트였다. 어깨를 강조한 것은 착용자의 권위와 힘을 돋보기 위함이다. 2000년대에 실루엣 정장이 등장했다.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조화롭고 맵시 있게 빠진 스타일이다. 옷을 입을 때뿐만 아니라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느라 나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내게 맞는 옷을 입기보다는 옷에 맞는 나를 갈망하며 괴로워한다. 옷에 몸을 맞출 것인가? 몸에 옷을 맞출 것인가? 답을 정할 때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방은 11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스위스 회사 모워드사에서 제작한 ‘1,001일의 다이아몬드’ 라는 핸드백이다. 18k 금으로 몸체를 만들고 4,517개의 다이아몬드로 외피를 장식한 핸드백의 가격은 약 40억 정도이다.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랄프 로렌에서 나온 엘리게이터 리키백은 약 2,500만원이다. 마크 제이콥스에서 만든 카롤린 크러커다일 백은 약 3,300만원이다. 구찌의 소프트 스터럽 크로커다일 숄더백은 약3,600만원이다. 펜디의 셀러리아 세이블 친칠라 백은 약 4,200만원이다. 에르메스의 버트 포러서스 베이비 크로커다일 버킨 백 팔라듐 장식은 무려 약 1억 3천만에 다다른다. 이들은 악어 및 다른 동물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다.
명품은 왜 그렇게 비쌀까? 우선 모든 재료가 최고급이다. 그리고 최고의 애프터서비스가 있다. 장인들이 만들고, 수천 번에 달하는 테스트를 걸친다. 홍보에 드는 비용도 큰 액수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격이 있는데 그것은 이야기를 품은 역사이다.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그런 이야기에 애착을 갖는다. 그리고 과시적 소비이유이다. 가격이 비쌀수록 저 잘 팔리는 현상을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취업 사이트 인크루트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54%가량이 명품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있었다. 경제적 수입이 없는 학생이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샀다는 것은 누군가 대신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뜻이다. 상류층처럼 보이기 위해, 남들이 사니까 명품을 구입하는 행동을 자포자기 소비라고 한다. 저자는 행복한 소비로 경험소비에 대해 말한다. 여행과 같은 경험 소비는 추억이 남기 때문에 오랜 시간 행복감을 유지시켜준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과 유대감도 만족도를 높인다. 운동도 꾸준히 배우면 평생 좋은 동반자가 된다. 명품을 큰 가치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물건이다. 그러나 유행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지금 내가 소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옷을 입을까? 보호, 정숙, 장식 등이다. 우리는 옷을 통해 생각과 의견을 여러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옷의 영역은 그 자체가 사회현상이 되기도 한다. 옷은 자신의 개성을 부각시킨다. 스티브 잡스는 검은 터틀넥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 스타일을 고집했다. 사람들은 이 패션을 스티브 잡스의 상징으로 기억하고 있다. 함께 입는 옷으론 유니폼, 군복이 있다. 옷은 입은 사람의 역할과 권리, 책임을 상징한다. 옷은 벗는다는 말이 일을 그만두었다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우리는 유니폼을 어떤 옷으로 만들고 싶은가? 유니폼은 큰 집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니폼은 집단을 관리하기 위한 옷이란 점에서 계급의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 유니폼은 장점과 단점이 명백한 양날의 칼과 같은 옷이다. 유니폼은 나를 드러내는 옷이 아니라 나를 숨기는 옷이며 자긍심을 고취시키기도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뒤로 숨을 수 있게 하는 옷이다. 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은 입었을 때 편안함을 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연대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된다. 어떤 옷을 입고 싶은가? 그 답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답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