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소스코드와 새로운 문

   <소스코드>란 영화를 보았다. 2011년 상영작으로 던칸 존스의 스릴러 영화이다. 소스코드란 죽은 사람의 뇌 속의 기억을 다른 사람의 뇌 속에 넣어 실행시키는 거라고 한다. 사람이 죽어도 회로가 열려있어 그 사람의 잔상을 이용한다고 하는 이론이다. 양자역학의 원리로 작동된다. 그러나 가상의 공간과 현실은 이어질 수 없다며 소스코드 내에서 현재 실재공간의 사람과 통신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영화 내용은 도시를 위협하는 열차 폭탄 테러 사건 해결을 위해 호출된 콜터 대위. ‘소스 코드에 접속해 기차 테러로 희생된 한 남자의 마지막 8분으로 들어가 폭탄을 찾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이 임무가 성공해야만 6시간 뒤로 예고된 시카고를 날려버릴 대형 폭탄 테러를 막을 수 있다. 영화에선 콜더대위가 가상의 공간과 현실을 이으며 과거로 돌아가 열차에 있던 폭탄을 해체하고 범인을 잡아 테러를 막는 장면이 나온다. 콜더가 과거와 현재를 소스코드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오가지만 실재는 아직 소스코드를 계획하고 있는 단계이다. 현재시점에서는 굿윈 대위가 콜터 대위를 지켜보고 있고, 나중에 시간이 된 후에 굿윈은 버튼을 눌러 콜더 대위를 죽게 해준다. 영화에서 콜더 대위가 죽음의 모습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만 콜더 대위의 메일을 보면 그는 새로운 세계에서 연인인 메셀 모나한과 다정스런 삶을 살고 있고, 열차 안의 승객들도 웃음 내기를 통해 모두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너무 멋지다.

   소스코드의 영화 내용이 의미 있다.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 아주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란 시간에 소스코드를 통한 매체로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상상이 멋지지 않은가? 기억과 추모는 생명을 잇는 의미 있는 장치이다. 2천 년 전에 이미 예수는 믿음이란 천국을 경험하는 멋진 능력의 문이란 것을 알려주셨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기적을 경험하게 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성경은 아브라함부터 로마 백부장, 12년 혈루증을 앓고 있던 여인에 이르기까지 가상공간에 있는 믿음을 현실 세계에서 경험한 기적의 사람들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들이 믿음의 사람들을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강 목사가 114일부터 220일까지 아프리카 우간다를 다녀왔다. 옛날에는 외국에 간다면 공항에 가족들 모두가 나와서 울며 이별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전화도 하기 힘들고, 연락을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외국으로 갈 때 느낌은 그 이별의 느낌이 죽음과 비슷한 거리감을 갖게 해주었었다. 우간다도 비행시간이 24시간이나 되고 멀리 떨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옛날 같은 감흥은 아니지만 멀다는 느낌으로 출발한 선교지였다. 하지만 우간다 단기 선교는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였다.

   강 목사는 지난 10년간 큰사랑행복한 홈스쿨을 운영하였고, 지난 20151231일자로 은퇴를 하였다. 하나님은 강 목사에게 은퇴기념으로 우간다로 보내신 것 같다. 우간다 현지는 이 장로님께서 농장을 세우셨고, 현지 리빙스턴 교회를 개척하셨다. 이번에 교회 건축을 하고 있고, 준공이 4월이라고 해서 강 목사는 준공식까지 참여하려고 계획을 했었다. 우간다 선교지는 3군데로 나뉜다, 강 목사가 주로 체류했던 게스트 하우스와 그곳에서 60킬로 떨어진 교회, 그리고 100킬로 떨어진 농장이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이 장로님, 문권사와 강 목사, 허전도사, 그리고 의사부부, 시공사 직원과 한국인 목사부부와 중국인 부부 등이 체류하였다. 교회에는 천목사가 주일예배 때에 설교를 하고, 농장도 돌본다고 한다. 천 목사는 한국에서 교도소 선교사역을 할 때 강 목사와 교정목회사역으로 함께 일했던 목사인데, 강 목사가 주선하여 가족 모두(부부, 3) 우간다에 오게 되었다.

   농장 규모가 여의도 5배라고 하니 가히 엄청난 규모이다. 현장으로 확인하려고 강 목사와 문 권사는 차를 타고 시찰을 해보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산 너머 한참을 더 가야 한다고 해서 도중에 그만 두었다고 한다. 농장에선 옥수수와 땅콩, 야채 등을 심고, 서울농대와 조인트 하여 신규 작물이 자랄 수 있는지 계속 연구 중이라고 한다. 농장에서 일하는 일군들은 현지인들이고 현지인들에 고용창출을 해주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현지인들이 고용되어 빨래 등 하며 월급을 받고 있다. 이 장로님은 현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불하며 교육의 기회를 주고, 현지인들에겐 고용창출을 통한 의식주 해결을 돕고 있다. 앞으로 병원을 건립하여 현지인들의 치료를 통한 건강을 돕고, 학교를 건립하여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기회를 도우려고 하고 있다.

   이 장로님의 사역을 보면 마치 한국 초기 선교사들의 로드맵을 따르는 것 같다. 그들은 한국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교육과 건강을 도우며 한국의 근대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지식인들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많은 크리스천을 배출하였었다. 어쨌든 한 분이 이 큰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장로님은 아프리카 미래재단과 코이카를 통하여 간사를 파송 받아 행정일과 재무일 등 현지 사역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강 목사와 문 권사님은 현지에서 이 모든 일의 진행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함께 동역할 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이번 주 목요일에 문 권사님이 점심 먹자고 우리 내외를 서울로 초청을 하였다. 우리는 3시간여 우간다 선교 현장에 대한 기억을 떠 올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로님 혼자서는 그 일을 다 감당할 수 없으니 우리 내외에게 함께 참여하고 동역자가 되어달라는 것이 문 권사님의 요지였다. 공간을 초월하여 한국에서도 도울 수 있고, 강 목사처럼 우간다에 단기 체류하면서 동역자가 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현실과 새로운 세계의 연결이 소스코드처럼 양자 역학의 원리로 연결되는 것은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