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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2월은 결산의 달

산천은 유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고 고려 말 길재는 말했다. 땅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변하여 없다고 호소한 것이다. 땅이 그대로라는 말은 땅이 가만히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땅도 밟으면 소리가 난다. 저벅저벅, 뚜벅뚜벅, 자박자박, 또각또각 등 발자국 소리들이다. 발 구름을 하면 쿵쿵 소리도 난다. 지구는 우주를 다니면서 큰 발자국 소리를 낸다고 한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큰 소리가 이미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 땅이 가만히 있는 것이지 땅도 반응을 하고 있다. 낙엽이 땅으로 떨어지며 사각하고 발자국 소리를 낸다. 낙엽의 발자국 소리인가. 아니면 땅이 말하는 소리인가. 공중나무에 오래 동안 살던 낙엽은 나뭇가지를 통해 들려오는 땅의 소리를 이미 들었을 것이다. 아마 사각하는 소리는 낙엽과 땅의 소통하는 대화일 것이다. 가을과 겨울이 되며 땅으로 떨어지는 낙엽은 그 땅을 만나러 온 것이고, 땅은 낙엽을 반갑게 맞으며 말하는 것 같다.

12, 다짐의 달이다. 제일 먼저 자기 결산을 하면 한다. 자기 결산은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다. 내가 맡은 일과 역할에 대한 평가와 조직과 시스템의 운영에 대한 평가가 골격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을 개인으로만 국한하지 말고, 공공성에 대한 평가도 해야 한다. 내 것이 아니고 주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도 사회적 기관과 영적 공동체로서의 자기 평가가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사명을 다시 한번 점검하자. 나에 대한 이미지와 사명을 점검하고, 교회는 지역의 필요를 채우는 단순함을 만들어 무엇이 될 것인지를 지향해야 한다.

2015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일의 우리 모습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우리 교회의 주 타켓은 누구일까? 그들의 구체적인 욕구, 필요를 파악하여 내일의 자신, 바로 그 사람, 내일의 교회, 바로 그 교회의 모습을 결정하자. 이를 위해 전문성, 특성화, 단순화의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12월은 너무도 중요한 시간이다. 지금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기회이고,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하자. 자신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부동산만이 아니라, 자신을 결산하면 무형의 자산 가치가 나올 것이다. 무형의 자산 가치를 값으로 매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자기 결산이다.

목컨의 김 목사는 지난 13년 동안의 자신의 사역을 점검하고, 2기 사역의 출정식을 하면서 지금 가치를 20억으로 평가했다고 했다. 출정한다는 의미는 전쟁터에 간다는 절절한 의미가 있다. 현장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는 모습이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자신의 역량에서 강점과 준비됨과 열정을 평가해보자.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인적자원에서는 전적인 헌신자, 방관자, 비관론자 등을 분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적 자원에서는 자본과 부동산이 될 것이다. 인적자원에서는 관계가 될 것이다. 각각 자원에서 목표를 정하고, 가지치기를 통하여 단순화해 볼 것이다. 그리고 단순화한 자원을 확보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사역을 배분하고, 선택과 집중의 길을 가야 한다. 김 목사는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을 4가지로 조언한다. 과거보다 미래이어야 한다. 문제점보다 기회를 집중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것보다 독자적인 방향이다. 무난하고 쉬운 것부터이다.

2015년은 우리의 미래이다. 2015년에 집중해 보자. 지금까지의 문제점보다 2015년의 기회를 집중하자. 2015년은 현재보다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도록 하자. 주변보다는 자신을 바라보며 쉬운 것,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자기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동기를 부여하자. 자기를 주기적으로 평가해 보자. 공동체와 자신을 분리하지 말고, 나는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평가해보자. 그렇게 함으로 바로 그 교회, 바로 그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