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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축제의 계절

큰사랑도서관 가을 이야기 축제(1)를 하였다. 도서관을 리모델링을 하고 지역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는데 함께 참여해 준 동역자들이 많다. 우선 노란 선생이 포스터를 디자인함으로 재능기부를 해주었다. 김준양 사서가 공주이야기를 프로젝트로 소개함으로 지역주민들이 전 세계 공주시리즈를 들을 수 있었다. 김 사서는 딸을 위하여 공주이야기를 모았었는데, 이번 기회에 만수동 어르신들에게 발표할 수 있어서 무척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폐만 끼치지 않느냐고 걱정을 하였지만, 사서동기들이 함께 참석하여 힘을 낼 수 있었고, 김정미 사서는 어르신들을 섬기기 위해 찹쌀떡도 갖고 와 행복한 나눔의 시간이 되었다. 이은영 시인은 멀리 충청도 논산에서 오셨다. 일부러 휴가까지 신청하여 가을 이야기 축제를 빛내 주었다. 시낭송을 할 때 남편이 카메오 출연으로 어르신들에게 초코릿을 선물하니, 어르신들은 부부의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은영 시인이 시를 낭송할 땐 마치 울긋불긋 단풍이 든 산자락을 거니는 듯한 감흥도 안겨 주었다. 큰사랑행홈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발표하고, 겨울에 대한 글짓기, 악기 연주와 영어, 중국어로 자기를 소개하는 가을 축제를 통하여 풍성한 열매를 안겨 주었다. 노원빈 선생은 책표지전시를 통한 책 놀이와 모차르트 전시 준비를 해주어 모두가 함께 하는 가을 이야기를 만들었다.

밤사이에 내린 비로 인해 나무에 달린 단풍들이 우수수 땅에 떨어졌다. 나무에 달려 아름다운 단풍물감으로 하늘을 수놓았던 나뭇잎들이 땅에 떨어지니까, 나뭇가지들 사이로 하늘이 열리고, 땅에서도 수많은 나뭇잎들로 인해 운치를 만들고 있다. 낙엽을 멀리 보며 봄에 파랗게 싹이 트고 여름에 푸름을 뽐내던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변했구나 생각을 해본다. ‘봄부터 가을까지가 이렇게 잠간 흐를 수 있구나라는 생각하니 우리 인생의 속도도 참 빠르다고 가늠하게 된다. 땅에 떨어진 수많은 낙엽들은 비 온 후에 부는 세찬 바람으로 마치 빗질을 한 것같이 길거리가 말끔하게 청소되어져 있다. 자연은 하루 만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주에 80대의 노부부가 교회에 등록을 하셨다. 우리 교회 새벽기도 교인인 이순화 집사님의 친정 부모님들이시다. 이순화 집사님은 딸 세 자매를 우리 교회에 보내 주셨다. 경진, 경선, 새봄이는 우리 교회에 자랑스런 청년들이다. 경진, 경선이는 주일학교 교사로 사역을 돕고, 새봄이는 예배 주보 문을 스크린에 비치는 사역으로 목사를 돕고 있다. 교회 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하다 보니 예배가 끝날 때마다 의자를 옮기는 작업을 하는 데 세 자매는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하고 있어 담임목사는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이순화 집사님이 친정 부모를 집 근처에 가까이 모신 것은 참 보기 좋다. 식사를 하면서 노부부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친정어머니인 유복선 권사님은 이사 온 아파트에 햇볕도 들고 너무 편안하고 좋다고 말씀하신다. 친정아버지인 이순철 집사님은 딸네가 바로 앞에 보이기 때문에 늘 딸 아파트를 바라보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가까이서 딸집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5세의 유 권사님은 주중 매일 새벽마다 딸과 함께 새벽기도를 하러 오신다. 목요일은 수능고시하는 날이었다.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 이순화 집사님, 유복선 권사님, 경선이까지 새벽기도를 하러 왔다. 막내 딸 새봄이가 수능고시를 하는 날이니 가족들이 함께 나와 하나님께 도우심을 간청하는 것이다. 목사는 이런 가정을 보면서 가을 축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았다. 하나님 보시기에도 기뻐하실 모습이다.

가을은 축제가 자연스런 계절이다. 열매의 결실도 그렇고 자연은 울긋불긋 아름답게 그림을 그리며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간의 흐름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새봄이가 수요기도회에 친구와 함께 나와 예배를 드렸다. 친구와 함께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고 활짝 웃는다.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공부의 준비를 에벤에셀의 마음으로 자신을 달래보기를 권한다. 그 많은 공부를 준비하여 하루 만에 시험을 끝내야 하는 도전은 결연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과 지금도 함께 한다는 그 마음은 내일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