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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지를 읽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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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기 시작하다. 토지 시작이 1971년 박경리 씨의 암 진단 수술 전날 동대문 쪽으로 남산까지 길게 뻗은 무지개를 본 후였다고 했다. 삶에 보복을 끝낸 평온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보름 만에 퇴원하고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원고를 썼다고 했다. 글을 쓰는 작가는 붕괴되어 가는 체력과의 싸움이었다고 했다. 운명에의 저항처럼 글을 써가면서도 작가는 언어는 덧없는 허상이라고 생각했다. 진실이 머문 강물 저 켠을 향해 한 치도 헤어나갈 수 없는 허수아비 언어, 그럼에도 언어에 사로잡혀 빠져나갈 수 없는 그것만이 강을 건널 가능성을 지닌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다는 것은 아름답다. 애잔하다. 바람에 드러눕는 풀잎이며 눈 실린 나뭇가지에 홀로 앉아 우짖는 작은 새, 억조창생 생명 있는 모든 것의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충만된 이 엄청난 공간에 대한 인식과 그것의 일사불란한 법칙 앞에서 나는 비로소 털고 일어섰다고. 찰나 같은 내 시간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작가는 말한다.

밭을 매기 위해 풀을 뽑는 어느 농부의 아내가 무심코 뱉은 말에도 이 엄청난 작가의 고백 같은 것이 있다. “내가 죄를 짓는 것 같애요.” “왜요?” “내가 농사를 짓자고, 살겠다고 자라는 이 풀을 베고 있으니까요.” 알 수 없는 언어들도 가끔은 우리가 해야 할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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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이가 결혼을 했다. 교회 기도제목이기도 했지만 37세 늦은 나이에 장가가는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축하를 하러 예식장에 오셨는데, 배현이 외할머니는 자신의 친언니 두 분을 소개하며 인사를 하신다. 마음에 위로를 받으신 모양이다. 축하를 하러 온 성도들은 14이다.

저녁 6시부터 남지방회평신도부에서 한마음 찬양대회를 주안제일교회에서 했다. 평신도부장으로 설교를 했다.

 

924(주일)

김 권사가 아들 결혼축하를 감사해서 교인들에게 점심 대접을 했다. 불고기덮밥과 떡, 포도를 제공하여 성도들 모두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중그룹 모임으로 에스더, 루디아, 고청장이 모였다. 지효는 일기를 썼는데 할머니들은 할머니들끼리, 권사님들 어머니들끼리, 그리고 할아버지, 아버지, 언니, 오빠 들이 모였다라고 기록했다.

고청장에서 롬6장으로 말씀을 나누었는데 상진이가 은혜 아래(14,15)라는 말씀에 대해 간증하고, 전 집사는 13절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린다는 말씀으로 간증하고(13), 경선이는 죽을 몸을 우리가 지배하지 못함을(12), 수진이는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힘을(6), 새봄이는 죄의 삯의 심각성(23)에 대하여 말씀나누기를 하여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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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 천정이 곰팡이가 슬어서 침실을 바꾸기로 했다. 건너 방에 있는 에이스 침대는 버리게 되었다. 침대 사이즈가 커서 엘리베이터로는 내릴 수가 없고, 계단으로 굴려서 내리느라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이렇게 땀을 흘려보기 오랜만이다. 목이 타고 힘이 들었지만, 땀을 내는 것도 건강에 좋다고 생각되어 참을만했다.

행홈의 서류함 견적을 위해 손사장과 통화하다. 손사장이 저녁때에 집에 왔다. 도배는 종이벽지로 하여 통풍이 되게 하기로 하고, 추석지난 후에 일정을 봐서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