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한결같았다. 3살배기 아들을 무릎에 앉힌 남편은 전동휠체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아내를 바라보며 웃었다. 생소한 나무, 꽃이 보일 때마다 아내는 어눌한 발음으로 남편을 불렀다. 그러곤 "너무 좋다~"며 연신 감탄했다. 팔을 움직이려면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힘겨운데도, 부부는 틈날 때마다 손을 포갰다. 두 사람을 태운 휠체어는 더디더라도 항상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향했다. 결혼 5년 만의 첫 여행, 제주도에서 맞이한 부부의 신혼여행이다. 남편 난송(34·뇌병변 1급)씨와 아내 김기애(43·지체장애 2급)씨 부부는 2010년 봄,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처음 만났다. 살아온 환경도, 문화도 달랐지만 두 사람은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누구보다 가까워졌다. "말도 안 통하는 제 이야길 귀 기울여 들어주고, 존중해주던 모습이 감동이었어요." 난송 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생후 한 달 무렵, 머리를 부딪혀 뇌성마비를 앓게 된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조선족 어머니가 한국인 남편과 재혼하면서, 2009년에야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김 씨는 난송 씨의 한글 선생님이자, 상담사가 돼줬다. 겪어온 사연이 비슷한 두 사람이었다. 김씨 역시 한 살 때 뇌성마비를 앓아 말하는 것과 걷는 것이 힘겨웠다. 부모와 떨어져 홀로 살아온 그녀는 "남편과 함께하니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미소를 보인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2년간의 열애 끝에 아이도 생겼지만, 결혼식은 물론 혼인신고조차 못했다. 남편이 아직 한국 국적을 얻지 못했기 때문. 결국 김 씨가 정부에서 받는 100만원 남짓한 기초생활수급비로 세 가족이 살아간다. 난송 씨는 "국적도 없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남편이라 항상 미안하다"면서 "가족이 함께하는 첫 여행이라 그런지 더 행복하다"고 웃었다. (정유진 더 나은 미래기자)
장애인들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여행과 같은 것이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것은 물론 여행지를 찾아서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못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여행지를 찾아가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때에는 너무도 행복해하고 감탄을 연발할 수가 있다. 사람의 장애는 할 수 없게 하는 문제가 생기게 하지만 장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봉사자들의 도움이 있을 때이다.
인간은 신의 입장에서 볼 때 많은 장애를 지녔다. 그러나 그 장애를 해결해 나가는 인간의 문명의 역사가 있다. 날지 못하는 장애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것이 비행기를 만들게 되었다. 혼돈의 바다의 장애는 배를 만들어 극복을 했다. 멀리 보지 못하는 장애는 망원경을 사용하여 보도록 하였고, 물질(신체) 속에 감추어진 세포들은 현미경을 통해서 볼 수 있게 했다. 인간의 소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와 스피커를 만들어 작은 소리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앞으로도 인간의 장애는 인간의 문명으로 조금씩 해결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사회복지시설 단체장들과 함께 4박 6일간 장가계, 원가계 여행을 다녀왔다. 이곳은 특별히 한국 사람들이 효도관광 코스로 개발한 곳이라고 한다. 그곳 여행지에서 자원봉사와 같은 구조물들이 있어 자연경관을 쉽게 접근할 수가 있었다. 귀곡잔교와 세계 최장의 케이블 등이 그것이다. 귀곡잔교는 깎아지른 절벽중간에 길을 만들어 아슬아슬한 하이킹을 하게 했다. 천 길의 낭떠러지가 밑으로 보이는 데, 인간은 절벽 중간에 길을 내어 공중을 다니며 바위구조물을 하늘을 날며 보는 듯 감상하게 했다. 세계최장의 케이블(7.45km)을 만들어 시내에서부터 바로 천문산 정상(1,518m)까지 이르는 긴 여정을 30분간 산을 날며 보듯 감상하게 했다.
깊은 산 중의 멀리 있는 자연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시설의 자원봉사자와 같은 통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하나님께서는 죄로 타락하여 세운 인간의 바벨은 구제가 불가능하여 무너뜨리셨지만, 새 도시 새 예루살렘을 세우시는 비전을 주셨다. 새 예루살렘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인간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문명이 새 예루살렘으로 가는 축복의 통로라고 생각해 본다. 사회복지시설의 종사자들이 건물과 구조물보다는 장애를 극복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되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장애를 극복하게 도와주고, 축복의 통로로써 신께서 내려주신 복을 나눌 수 있는 축복의 통로가 되면 좋겠다.